어려서부터 많은 병치레했던 나의 추억의 밑바닥에 나부끼는 풍경은 가을부터 겨울에 걸쳐 휘몰아치는 서풍이, 고향 황야를 신의 힘처럼 나뭇잎을 휘감고 건너가는 광경입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자연을 바라보며 저는 우주 신의 확실한 존재를 보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청춘의 우수한 나날 속에서 뭔가를 찾아 회화의 세계에 투신한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전에 저는 교토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아라시야마 계천변 벛꽃은 하루아침에 만발하여 하룻밤 비를 맞고 떠났습니다. 사람의 '삶' 또한 꽃을 타고 났는가 싶으면 허망하게 구름에 덮일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은 갑자기 가족에게 덮쳤고, 때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데려가 버립니다.
저는 그것들, 자연의 섭리나 속세 너머에 인지를 초원한 세계를 보고 있습니다. 그 세계는 투명하고 맑아요. 그리고 나를 향해 그 세계를 안고 다시 삶에 맞서라고재촉하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저는 고향인 중국에 있을 때부터 일본 판화를 동경하여 판화를 배우러 일본에 온지 벌써 7년이지났습니다. 이번 판화로 저의 판화제작을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작지만 큰 작품 못지않은 힘을 가진 작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램으로 제작했습니다.
(199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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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1년 중국내 몽골에서 출생
1986년 베이징 중앙미술학원 유화전공과 졸업
1988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청강생
1989년 제 39회 모던아트전 신인상 수상
1989년 무사시노 미술대학 졸업제작전 연구실상 수상
1990년 제 4회 중국 국제 비엔날레
1992년 제 4회 미야코 판화상전 스폰서상 수상
1994년 개인전 - 갤러리 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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