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ght Without Dream - ‘꿈이 없는 밤’
‘밤’. 난 어렸을 때, 눈을 감고 잠들기 직전의 순간을 좋아했다.
그 순간에 많은 공상들과 상상의 세계가 내 눈 앞에서 펼쳐졌다. 또 잠들고 나면 어떤 꿈 속에서 내가 주인공이 되어 내가 알지 못한 세상에 있게 될까 하는 설레임도 있었다.
우리가 눈을 감고 꿈 속으로 들어가면 무의식의 세계, 비현실적인 공간이 펼쳐진다. 때로는 꿈속의 세계와 현실이 비교가 안 되기도 할 때가 있지만 잠이 든 상태에서의 펼쳐지는 세상은 실제 세상이 아니다. 그리고 눈을 뜨면 의식의 세계, 현실 속으로 다시 돌아온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는 눈을 쉽게 감으려 하지 않는다.
눈을 감고 무의식의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눈을 뜬 채로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것이다. 우리는 현실의 공간, 의식의 공간에서 그대로 머무르면서 가상의 빛 속으로 들어간다. 눈을 똑바로 뜬 상태로.
어린 시절, 잠들기 직전의 펼쳐지는 공상의 세계를 좋아한 나도, 어른이 된 지금은 쉽게 눈을 감지 못한다. 꿈 속의 무의식의 세계보다 의식 속에서 들어가는 가상 현실이 내 눈을 감지 못하게 한다.
쉽게 잠들지 못함은 현실에 대한 미련일 수도 있고, 오늘 일상에 대한 불만족일 수 있다.
또는 다음날 아침을 맞이하기를 두려워하는 불안함 때문일 수 있다. 여러가지 이유로 우리는 쉽게 눈을 감지 못하고,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 사이에서 항상 눈을 뜨고 있다.
꿈을 잃어버렸지만 여전히 우리는 가상의 세계를 들여다보고 있으며 지금 이 현실이 아닌 다른 세계를 꿈꾸고 있다. WHAT IS REALITY?
2021년 개인전 <Night Without Dream> 작가노트